마태복음 8 장 28-34절
온 시내가 예수를 만나려고 나가서 보고 그 지방에서 떠나시기를 간구하더라 (마 8:34)
사람이 먼저 입니다
마태복음 8 장에서 예수님은 많은 사람들의 병을 고쳐 주셨습니다. 나병환자, 로마군 장교의 하인,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갈릴리 호수의 끔찍한 폭풍에도 불구하고, 이방인들의 땅이라 불리운 가다라 지방에 도착하셨습니다. 얼마나 피곤한 하루였는지 24 절에 보니까 예수님이 폭풍 속에서도 곤히 주무시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힘겹게 찾아간 가다라 마을에서 예수님은 귀신이 들려 무덤에서 사는 두 명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마을에서 격리된 채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가다라 마을 사람들은 귀신 들린 사람보다 돼지 떼를 더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 돼지는 그들의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의 신약 교수님은 가다라 지방 사람들에게 돼지가 어떤 의미였는지 인상깊게 알려 주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돼지는 그들에게 중요한 음식이고 수입의 원천이었습니다. 고대 히브리 율법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 금지했지만, 그들은 당장의 먹을 것을 위해, 그리고 그 돼지들을 이방 사람들에게 팔기 위해 키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종교적으로 돼지는 농산물의 축복을 기원하는 종교 의식에서 중요한 제물로 쓰여졌습니다. 하나님께 번제물로 바쳐진 것이 아니라, 가나안 지방에서 풍요와 다산을 주관하는 신이라 알려진 바알을 위한 예식에 그들의 돼지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돼지는 가다라 마을이 속한 데가볼리 지역(오늘날의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던 로마 군대의 심볼이었습니다.
당시의 로마 제국 군대는 권력과 힘을 상징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의지하기 보다는 세상적인 힘과 권력에 의지하며 살았습니다. 가다라 마을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귀신 들린 두 사람을 마을에서 추방시켰지만, 사실은 그들 역시 경제적인 이윤과 종교적인 우상숭배와 군사적인 힘에 의지하던 귀신들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즉, 성경의 관점에서 보면, 가다라 마을은 도시 전체가 귀신 들린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돼지 떼를 죽이면서까지 사람을 온전히 회복시킨 예수님을 그들은 마을에서 떠나 달라고 요청합니다.
자신들의 이익에 눈이 멀어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던 그들의 모습 속에서, 오늘날 저마다의 계산적인 셈법으로만 한반도를 대하는 이들을 보게 됩니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이산 가족들은 어서 빨리 만나야 하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인적 교류도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그곳에 있는 사람의 가치가 존중되는 것부터 진정한 한반도의 통일은 시작될 것입니다.
오늘을 위한 기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고귀하게 사람을 창조하신 주님. 저마다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이익이 사람의 가치보다 우선하지 않게 하소서. 특별히 하염없이 기다림에 지쳐 있는 이산 가족들을 위로해 주시고, 조건 없는 지속 가능한 만남들이 속히 오도록 인도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