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은 이방인의 뜰과 이스라엘들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1871 년에 발견된 라틴어 비문에, 이방 사람들이 성전내의 경계선을 넘으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써 있을 정도로 이 경계는 철저하고 완강합니다. “우리”와 “당신들” 로 나뉘어진 무리는 만나거나 섞일 수 없는 이들이었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평화이신 그리스도가 자신의 몸으로 그 담을 허무셨다고 말해
줍니다. 원수 된 것을 없애셨고, ‘우리' 와 ‘너희' 로 나뉜 둘을 자기 안에서 하나의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기도의 첫 말은 “하나님에 계신 우리의 아버지” 입니다. 하늘은 하나이기에, 누구도 거기에 금을 긋고 경계를 지어 나의 하늘과 당신의 하늘을 구분지을 수 없기에 하늘은 하나님이 계시기에 적절한 곳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도 이 땅을 하늘처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신학자 C.S. Song 의 말처럼 이 땅에서 예수님이 하신 일은 “경계를가로지르는 일” Crossing the Boarder 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났던 지난 4월을 기억합니다. 철저하고 완강하게만 보였던 담을, 두 지도자는 마치 아이들 줄넘기 놀이를 하듯 수월히 넘었습니다. 감격스러운 마음에 금방이라도 큰 일이 성사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헤어짐이 길었던 만큼 하나가 되는 일에는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조국에 남겨진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완성하기 원합니다. 담을 허물과 원수된 것을 없애고 화해하여 한 몸 이루기를 소원합니다. 자신의 희생으로 담을 허무신 예수 그리스도는 가까운 곳과 먼곳의 사람들에게 모두 평화를 전하셨습니다. 냉전의 마지막 잔재인 한반도에 평화가 임한다면 세상의 많은 민족이 화해하고 함께 사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먼곳까지 평화가 전해 질 것입니다. 성령안에 우리 모두는 외국사람이나 나그네가 아니요, 한 가족입니다.
오늘을 위한 기도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우리를 하나님과 화해 시키신 예수 그리스도시여, 당신의 은혜로 원수된 것을 소멸하소서. 교회를 당신의 참된 몸 되게 하사, ‘우리' 와 ‘너희' 를 구분하는 높고 두꺼운 담을 허물게 하소서. 한반도에 허락하실 화해와 통일의 역사를 통해 멀고 가까운 나라들이 평화의 길을 배우게 하소서.